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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빈 “‘사말해’ 즐거운 분위기 정우성 덕분..정우성 만만세!” [IS인터뷰]

“상대방 얼굴을 이렇게 오랫동안 바라본적이 있을까 생각했어요. 말 없이 눈빛과 수어로만 드라마를 이끈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좋았죠.”조잘조잘 대화하는 걸 좋아하는 배우를 만났다. 지난 16일 종영한 지니TV 오리지널 ‘사랑한다고 말해줘’(이하 사말해)에서 무명 배우 정모은을 연기한 신현빈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신현빈을 만났다. ‘사말해’는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정우성)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신현빈)의 소리 없는 사랑을 다룬 멜로 드라마다. 신현빈은 “‘사말해’는 특별한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대화없이 눈빛으로 감정을 주고받다 보니 오히려 몰입이 잘됐다”며 “진우(정우성)와 헤어지는 장면에서는 펑펑 울었다. ‘이러다 집에 못 가겠다’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신현빈은 정모은이란 인물이 유독 특별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은이가 무명배우 생활을 거쳐 연극단원이 되고, 차츰차츰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과정을 직접 연기하면서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며 “실제로 모은이가 속해있던 극단이 제가 신인 때 연기했던 극단이었다. 기분이 묘하더라”고 웃었다. 신현빈이 드라마에서 입은 의상도 화제였다. 대학생 같이 발랄함이 느껴지면서도 과하지 않아 ‘따라입고 싶다’는 반응이 인터넷상에서 이어졌다. 이런 스타일링은 신현빈과 스타일리스트의 합작이기도 했다. “스타일리스트와 정말 끊없이 피팅을 했죠. 의상이 연기에 주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해요. 특히 장면에 맞는 의상을 입으려고 했는데 1회 제주도에서는 롱원피스에 여성스러운 느낌을 살리고 편안한 장소에 있을 땐 트레이닝 복에 박스티를 입었죠. 제 동생으로 등장했던 신재휘가 ‘누나 진짜 의상에 따라 느낌이 확 다르네요’라고 하더라고요. 뿌듯했죠 (웃음)”‘사말해’는 평균 시청률 1~2%를 기록하며 아쉽게 막을 내렸지만, 클래식 멜로의 정석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 중심엔 정우성과 신현빈의 기분좋은 케미가 있었다. 신현빈 역시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 두 사람이 촬영 전후 장난치는 모습이 담긴 메이킹 영상은 유튜브에서 화제를 모았다. 팬들은 “예능 보는 기분”이라며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던 비결을 묻자 신현빈은 “정우성 선배가 가지고 있는 여유로움 덕분”이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날 신현빈 인터뷰를 진행한 시간은 오후 3시쯤. 같은 장소에서 한 시간 전에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우성이 “신현빈 만세!”라고 외쳐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혹시 정우성이 만세를 외친 걸 아냐”고 하자 신현빈은 “그럼 저는 이렇게 외쳐야죠. ‘정우성 만만세!’”라고 두 팔을 올려 폭소케했다.2010년 영화 ‘방가? 방가!’에서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주연으로 데뷔한 신현빈은 이후에도 배역과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방면에서 활약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얼굴 갈아끼우는 신현빈’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 신현빈은 ‘사말해’에 이어 로맨틱 코미디 ‘새벽 두시의 신데렐라’로 시청자들에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신현빈은 “평범한 여자와 재벌 3세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로코다. ‘사말해’가 현실적인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뤘다면, 이 작품은 클리셰적인 설정을 깔아놓고 이를 비틀면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촬영을 진행중이다. 아마 올해 하반기쯤에 공개될 것 같다”고 기대를 높였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1.3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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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말해’ 신현빈 “정우성과 헤어지는 장면서 펑펑 울어” [인터뷰 ①]

배우 신현빈이 ‘사랑한다고 말해줘’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신현빈을 만났다. 수수한 옷차림에 때 묻지 않은 성격은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이하 ‘사말해’) 모은과 닮아있었다. 신현빈은 “’사말해’는 특별한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대화없이 눈빛으로 감정을 주고받다 보니 오히려 몰입이 잘됐다”며 “실제로 진우(정우성)와 헤어지는 장면에서는 펑펑 울었다. ‘이러다 집에 못 가겠다’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11년 만에 멜로로 돌아온 정우성. 그리고 이와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신현빈의 감정은 어땠을까. 그는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고 연신 강조했다. 실제로 두 사람의 티키타카가 담긴 메이킹 영상은 유튜브 등 에서 화제가 됐다. 팬들은 “예능 보는 기분”이라며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신현빈은 “정우성 선배가 가지고 있는 여유로움이 저에게 큰 도움이 됐다. 더 제약 없이 촬영했다”며 “메이킹 영상은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 시청자분들이 마음 아픈 신을 보고 ‘나만 마음이 찢어졌구나’하고 과몰입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정우성)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신현빈)의 소리 없는 사랑을 다룬 클래식 멜로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1.1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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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동료였다” 故이선균 빈소, 봉준호부터 신동엽까지 ‘이어지는 애도 발걸음’ [종합]

“이런 이야기도 조심스럽지만, 동료로서 좋은 사람이었다.”27일 전해진 고(故) 이선균 사망 비보에 한 영화계 관계자는 이렇게 토로했다. 생전 유흥업소 출입, 마약 혐의 등으로 영화계와 대중 앞에 쌓아놨던 공든 이미지를 한 번에 무너뜨린 그이지만, 그럼에도 영화계 동료들은 ‘좋은 사람’으로 그를 기억했다. 자주 가던 단골집에서 맥주 한 잔 기울이는 게 낙이었다던 고 이선균. 많은 동료들이 고인의 그 소탈함과 인간미를 기억하고 있었다.아내인 배우 전혜진은 상주로 이름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방송인 신동엽을 비롯해 변성현 감독, 변영주 감독, 봉준호 감독, 이창동 감독, 배우 김남길, 김희선, 류준열, 문근영, 문성근, 박소담, 이기우, 이정재, 임시완, 전도연, 정우성, 조진웅, 하정우 등 수많은 동료 영화인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빈소를 찾아 “안 됐다. 한참 일할 나이고 젊은데 이렇게 돼서 마음이 아프다. 비극”이라며 위로를 남겼다. 마약 논란으로 고인이 촬영 직전 하차한 드라마 ‘노 웨이 아웃’에 출연하는 대만 배우 허광한도 빈소를 찾아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비보가 전해진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늦은 시간, 다음 날까지도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조문객들의 발걸음은 고인의 평소 행적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많은 이들이 불명예스러웠던 고인의 마지막보단 아카데미와 칸영화제를 누비며 전성기를 누렸던 고인의 황망한 죽음을 안타까워했다.평소 고인과 연이 있던 이들이나 같은 연예계 동료로서 공감과 동질감을 느낀 스타들은 SNS를 통해 고인을 추모하며 한 사람을 궁지까지 몰고 간 상황에 대한 비판과 안타까움을 쏟아내기도 했다.고인의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28일 “고 이선균 배우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애도해 주시는 마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발인을 포함해 이후 진행되는 모든 장례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오니 마음으로만 애도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소속사 측은 일부 매체에서 고인의 자택, 소속사 사무실, 장례식장까지 기습적으로 방문해 취재를 하는 등 이로 인한 고통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자신을 유튜버로 소개한 분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막무가내로 장례식장을 방문해 소란이 빚어지는 등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잔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소속사 측은 “부디 황망히 떠나보내야 하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유가족과 동료, 지인 모두가 원하는 만큼 애도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선균은 27일 오전 서울 성북구의 한 노상에 차를 대 놓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이선균이)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는 112 신고 접수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소속사는 이날 오전 고인의 죽음을 확인했다.고 이선균은 올해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업소 실장 A 씨와 함께 A 씨의 자택 등에서 대마초, 케타민을 여러 차례 피우거나 투약한 혐의를 받고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이선균은 “마약인 줄 몰랐다. 협박을 당했고 3억 5000만원을 뜯겼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피의자가 사망함에 따라 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게 됐다.다만 고 이선균 측이 마약 투약과 관련해 협박을 당해 3억 5000만원을 뜯겼다면서 A씨 등 2명을 공갈 혐의로 고소한 건은 계속해서 절차대로 진행된다.고 이선균의 발인은 29일이며 장지는 수원시 연화장이다. 고인의 부인 전혜진이 출연한 영화 ‘크로스’는 당초 내년 2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이번 일의 여파로 연기됐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2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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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장관, 故 이선균 빈소 찾아 “착잡하고 마음 아파…비극”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장관이 故 이선균의 빈소를 찾아 “마음이 아프다”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28일 오후 유인촌 장관은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방문해 “안 됐다. 한참 일할 나이이고 젊은데 이렇게 돼서 마음이 아프다. 비극이다”라며 “배우 선배로서 훨씬 더 착잡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유인촌 장관은 고인과의 생전 인연을 묻는 질문엔 “인연이 뭐가 있겠나. 내가 선배이고 (이선균이) 후배이지 않나.나도 배우인데 너무 안 됐다”고 답했다. 고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지 이튿날인 이날 영화 및 방송계 인사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하고 있다. 유족들이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봉준호 감독, 배우 이정재, 정우성, 전도연, 하정우, 문근영 등이 빈소를 찾아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이 마약 의혹이 불거지면서 고인이 하차한 드라마 ‘노 웨이 아웃’에 출연하는 대만 배우 허광한도 빈소를 방문했다.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이선균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성북구의 한 노상에서 차량 안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0시 12분경 (이선균이)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는 112 신고를 접수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 출동한 소방은 오전 10시 30분경 이선균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선균은 올해 서울에 위치한 유흥업소 실장 A씨의 거주지에서 대마초와 케타민을 여러 차례 피우거나 투약한 혐의를 받고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이선균은 “마약인 줄 몰랐다. 협박을 당했고 3억 5000만원을 뜯겼다”며 혐의를 줄곧 부인해왔다. 이선균이 사망함에 따라, 마약 투약 혐의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다. 고인의 당초 발인은 오는 29일 0시였으나 낮 12시로 변경됐다. 장지 역시 전남 부안 선영에서 수원연화장으로 바뀌었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12.2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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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선균, 오늘(28일) 입관식…봉준호 감독‧이정재 등 추모 발길

故 이선균의 입관식이 28일 엄수됐다. 이날 오전 11시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숙한 분위기 속에 입관식이 진행됐다. 입관식에는 아내이자 배우인 전혜진과 함께 유족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발인은 오는 29일 0시였으나 낮 12시로 변경됐다. 장지 역시 전남 부안 선영에서 수원연화장으로 바뀌었다. 유족들이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봉준호 감독, 배우 이정재, 정우성, 전도연, 하정우, 문근영 등 영화 및 방송계 인사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또 마약 의혹이 불거지면서 고인이 하차한 드라마 ‘노 웨이 아웃’에 출연하는 대만 배우 허광한도 빈소를 방문했다.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이선균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성북구의 한 노상에서 차량 안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0시 12분경 (이선균이)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는 112 신고를 접수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 출동한 소방은 오전 10시 30분경 이선균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이선균은 올해 서울에 위치한 유흥업소 실장 A씨의 거주지에서 대마초와 케타민을 여러 차례 피우거나 투약한 혐의를 받고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이선균은 “마약인 줄 몰랐다. 협박을 당했고 3억 5000만원을 뜯겼다”며 혐의를 줄곧 부인해왔다. 이선균이 사망함에 따라, 마약 투약 혐의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다. 이날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공식입장을 내고 “이선균 배우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해주시는 마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하지만 발인을 포함해 이후 진행되는 모든 장례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오니 마음으로만 애도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또 “일부 매체에서 고인의 자택, 소속사 사무실, 장례식장까지 기습적으로 방문해 취재를 하는 등 이로 인한 고통이 매우 크다. 또 자신을 유튜버로 소개한 분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막무가내로 장례식장을 방문해 소란이 빚어지고 있다”며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잔혹한 상황이다. 부디 황망히 떠나보내야 하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유가족, 동료, 지인 모두가 원하는 만큼 애도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12.2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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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으로 첫 천만까지…정우성과 김성수 감독의 26년 인연

“‘충무로 부부’라는 이야기가 감독님 입에서 나온 거냐. 하...” (정우성)“‘충무로 부부’라는 타이틀?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김성수 감독)‘틱틱대는 사이지만, 호흡은 인정’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영화 생짜 초보였던 20대 배우를 청춘의 아이콘으로 올려놨고 26년 뒤 함께 영화 인생 첫 1000만을 만들어낸 김성수 감독과 배우 정우성의 이야기다.영화 ‘서울의 봄’은 크리스마스 이브 당일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리는가 하면 하루가 지난 크리스마스 당일 올해 최고 흥행작이었던 ‘범죄도시3’를 제치고 올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한국 영화계에 봄을 가져왔다.나란히 첫 천만 배우, 천만 감독이 된 정우성과 김성수 감독에게 관심이 쏠렸다. 특히 두 사람은 ‘비트’를 시작으로 ‘태양은 없다’, ‘무사’, ‘아수라’, ‘서울의 봄’까지 다섯 번의 호흡을 맞추며 ‘영혼의 단짝’, ‘충무로 부부’ 등의 애칭을 얻기도 했다. 물론 두 사람은 ‘충무로 부부’ 같은 애칭을 거부하지만 말이다. 정우성과 김성수 감독의 인연은 ‘비트’에서 시작됐다. 고독하고 위태로운 청춘의 면면을 그린 ‘비트’에서 신인 배우와 신인 감독으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의 성장에 양분이 됐다. 특히 김성수 감독은 당시 신인 배우였던 정우성을 신인으로 생각하지 않고 동료, 그 사람 자체로 존중했다. 당시 신인 배우였던 정우성이 ‘비트’ 속 “나에겐 꿈이 없었다”는 내레이션을 직접 썼던 것도 이러한 존중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김성수 감독은 정우성의 이 내레이션을 ‘서울의 봄’ 천만 돌파 기념 축전에 썼다. “나에겐 꿈이 없었다. 근데 천만이라니~ 관객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라는 글로 정우성을 향한 애정도 함께 전했다.정우성은 역시 김성수 감독과 호흡을 맞춘 ‘태양은 없다’를 통해 청춘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당시 김성수 감독은 배우들 덕을 봤다며 배우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김성수 감독은 배우를 동료 그 자체로 존중한다’는 정우성의 말이 틀린 게 하나 없다는 걸 그때도 보여준 것이다.정우성과 김성수 감독은 네 번째로 호흡을 맞춘 ‘아수라’를 통해 다시 한번 성장했다. 정우성은 비리 형사 한도경 역을 맡아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며 호평받았고 김성수 감독은 중국 시장 진출을 꿈꿨지만, 아쉬운 성과를 낸 ‘무사’ 이후 ‘아수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인간의 추악한 면모를 드러낸 수작으로 평가받았던 ‘아수라’ 이후 7년 만에 ‘서울의 봄’으로 다시 손을 잡은 정우성과 김성수 감독. 정우성과 다섯 작품을 함께 한 김성수 감독은 정우성의 페르소나 설을 강력히 부인하고 정우성은 “김성수 감독을 현장에서 볼 때는 죽이고 싶을 때가 많다”며 다소 과격하게 표현하기는 했지만, 자그마치 26년이라는 세월을 알고 지낸 두 사람의 끈끈함은 영화와 인터뷰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충무로 부부’라는 애칭이 붙은 것에 대해 정우성은 “나랑 감독님이 부부싸움을 한 것 같았다고 하더냐. 그러면 ‘충무로 부부’라는 이야기가 감독님 입에서 나온 거냐. 하…”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고 김성수 감독은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충무로 형제’, ‘충무로 동료’로 정정을 요구했다.이렇게 ‘충무로 부부’라는 애칭을 부정하지만, 이들의 시너지가 ‘서울의 봄’에서 극대화된 건 분명한 사실이다. 김성수 감독은 정우성의 강직함을 이태신 역으로 보여줬고 정우성은 호연으로 김성수 감독의 연출이 더욱 빛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두 사람은 대한민국 영화계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같은 생각을 가진 두 사람이 꿋꿋하게 걸어가는 길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서울의 봄’이 쓰는 신기록만큼 두 사람의 26년 서사를 대중이 흥미롭게 지켜보는 이유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12.27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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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우성 “'‘서울의 봄’으로 첫 천만..어떤 마음인지 정말 모르겠다” (인터뷰)

“지금은 진짜 모르겠어요. 천만이 진짜 넘으면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서울의 봄’이 천만 돌파를 눈앞에 뒀다. 데뷔 30년만에 정우성에게 첫 천만영화가 된다. 현재 추세라면 크리스마스 이브에 천만 돌파를 선물처럼 받을 듯하다. 정우성에게 전화를 걸었다. 첫 천만을 축하한다고 하자 그는 살짝 감기 기운이 담기긴 했지만, 특유의 부드러운 저음으로 “돼야 되는 거죠”라며 웃었다. “저희를 응원해 주시는 많은 분들 덕분에 가능성이 보이는데, 전 진짜 어떤 마음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김성수 감독님과 같이 그 순간을 만날 수 있다는데 의미 부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비트’와 ‘태양은 없다’, 그리고 ‘무사’까지 정우성은 김성수 감독의 최고 순간을 같이 겪으며 성장했다. 그랬던 김성수 감독이 중국 시장 진출을 꿈꾸며 많은 시도를 했다가 부침을 겪은 과정도 정우성은 봤던 터다. 김성수 감독에게 재기의 발판이 된 ‘아수라’도 같이 했다. ‘아수라’는 정우성에게도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하게 만들어준 작품이다. 그리고 ‘서울의 봄’으로 두 사람은 ‘별의 순간’을 같이 보내고 있다. “제 첫 천만보다, 감독님이 잘된 게, 전 오죽하겠어요. 감독님이 늘 현장에서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과 신의 해석을 얼마나 치열하게 하는지 아니까요. 제가 참여한 작품이 아니더라도 그런 점을 인정 받으리라 생각했는데, 운이 좋게 같이 한 ‘서울의 봄’으로 많은 분들에게 입증한 격이 되니 그게 제일 감사해요.”‘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12일, 정권을 찬탈하려 한 신군부와 그에 맞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 달 22일 개봉해 27일만에 900만명을 동원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서울의 봄’은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영화가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길 응원한 게 흥행의 큰 동력이 됐다. 거기엔 군사반란 세력에 맞선 이태신 수도경비사령관 역을 훌륭히 소화한 정우성의 공도 적지 않다. 정우성이 그간 쌓아왔던 정의로운 이미지와 극중 이태신의 모습, 영화 속 상황이 모두 쌓아 올려져 관객으로 하여금 그가 승리하길 간절히 응원하도록 만들었다. 비록 역사 속 결말은 알지만.정우성은 “보시는 분들이 그렇게 매칭을 시켜 주시고, 감독님도 그런 부분을 저를 캐스팅할 때부터 고려했다고는 하셨는데, 배우 입장에선 제가 이태신은 아니니깐 솔직히 부담은 커요”라고 말했다. “‘서울의 봄’을 보신 분들께서 영화 속 이태신의 선택을 응원하고 연민하고 그걸 멋있다고도 봐주시는데, 정말 감사하죠. 감사한데, 제가 이태신은 아니잖아요. 다른 역할을 전 또 해야 하니까. 그래서 일지, 누구는 이 순간을 즐기라고 하는데 전 천만이 넘으면 그때서야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정우성이 이렇게 첫 천만 영화에 대한 소감을 쉽게 못 뱉는 이유는, 그가 지켜온 삶과도 닿아 있다. 그는 “배우로서, 영화인으로서, 천만 천만 하면서 한국영화판이 어떻게 망가져왔는지 봐왔어요”라며 “그래서 300만, 500만 영화가 훨씬 중요하다고 귀하다고 말해왔는데 막상 ‘서울의 봄’이 천만영화가 된다니 많은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했다.그러면서도 정우성은 “그래도 ‘서울의 봄’은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잖아요”라며 “감독님의 훌륭한 연출과 많은 동료 배우들, 스태프의 노력들로 관객들이 응원하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 실제로 응원을 해주시고 있고, 그 모든 게 맞아떨어지면서 ‘(천만이라는) 숫자가 의미를 갖는구나’란 생각이 들어요”라고 토로했다. “‘서울의 봄’ 한 편이 천만이 됐다고 극장이나 한국영화 상황이 갑자기 모두 좋아지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도 ‘서울의 봄’은 11월 비수기에 이런 소재로 많은 관객들이 사랑을 받을 수 있고, 그런 점에서 새로운 시장을 연 것 같아서 상징적이라고 생각해요. 흔히 말하는 천만 코드가 아닌 것도 뿌듯해요.” ‘서울의 봄’은 정우성에게 또 하나의 신기록을 안겨줬다. 한국영화배우 역대 최다 무대인사 기록이다. 무대인사는 보통 감독과 배우들이 주말에 전국 극장을 돌며 영화 상영 전 또는 상영 후 관객과 만나는 행사다. 영화가 흥행이 돼야 무대인사도 흥이 나기 마련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일정들 때문에 주요 배우가 모든 무대인사에 참석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정우성은 ‘서울의 봄’ 개봉 이후 지난 17일까지 217번 열린 무대인사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무대인사를 총 14일 동안 했으니 하루 평균 15.5회 관객을 만난 셈이다. 정우성과 김성수 감독은 번갈아 감기를 골골 앓으면서도 그 모든 순간들을 함께 지켰다. 정우성의 ‘서울의 봄’ 무대인사는 각종 SNS와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수많은 관객들과 같이 사진을 찍으면서 감사를 전했다. 그 사진들과 영상들 중 어느 노 부부가 “미안해요. 나이 든 사람이 사진 찍어달라는 요청을 해서”라고 하자 정우성이 “뭐가 죄송하냐”며 곁으로 가다가 넘어질 뻔한 게 큰 화제를 낳았다. 영화와 관객과 배우,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냥 감사하죠. 너무 감사하죠. 젊은 친구들이 적극적으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을 하니 그 분들이 나이 든 사람도 요청해도 되냐고 하신 듯해요. 너무 당연하고 너무 감사한 일이죠. 정말 너무너무 감사해요.”정우성은 올겨울 ‘서울의 봄’의 마지막 순간까지 같이 한 뒤, 2024년에는 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 한다. 현재 방영 중인 ENA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이미 모든 촬영을 끝낸 터라, 새 작품들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부담은 되죠. 늘 부담이 돼요. 그래도 좋은 분들과 좋은 작업을 하려고 여러 작품들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어요. 그 모든 게 감사해요.”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12.2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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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리뷰] 추운 겨울, 따뜻한 손난로 같은 ‘사말해’

심플 이즈 더 베스트. 너무 복잡한 것 보단 단순한 게 최고라는 말이다. 최근 방영 중인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가 딱 그렇다. 주연 배우 정우성과 신현빈의 담백한 연기, 잔잔한 감성 등이 더해지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천천히 물들이고 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이하 ‘사말해’)는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정우성)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신현빈)의 소리 없는 사랑을 다룬 클래식 멜로다.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13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장애를 가진 남성과 비장애인 여성의 멜로를 받아들이기엔 13년 전 미디어 환경은 다소 보수적이었기 때문이다.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사말해’에서 올드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자극적으로 변한 미디어 환경 속에서 클래식 장르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사말해’ 1화는 제주도에서 시작된다. 단아한 외모에 시원시원한 팔다리. 과거 승무원이었던 모은은 현재 배우를 꿈꾸고 있다. 겨우 따낸 작은 단역이지만 모은에게는 소중했다. 그러나 현실은 각박했다. 드라마 촬영을 위해 제주도까지 왔지만, 현장에서 무시당하고 결국 배역도 빼앗긴다. 그렇게 투덜투덜 거리며 음료수 자판기 앞에 도착한 모은. 시원한 음료라도 마시며 기분 전환을 하려 하지만, 자판기가 동전을 먹어버린다. 어이없는 표정으로 돌아가려던 찰나 진우가 음료수 자판기 앞에 선다. 모은은 “거기 기계 고장 났어요”라고 알려주지만, 청각장애인 진우에게는 들릴 리가 없다. 모은은 “사람이 말하는 데 듣지도 않네”라며 제 갈 길을 간다. 이게 정우성과 신현빈, 극 중에서 두 사람의 첫 만남이다. ‘사말해’ 한 편당 러닝타임은 약 1시간. 그중 정우성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대신 눈빛과 수화로 감정을 전달한다. 정우성은 ‘사말해’ 제작발표회에서 “수어는 직관적 표현이라고 하더라. 처음엔 재미있게 다가갔는데, 손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라서 배울수록 어려웠다. 수어 대사 양이 많을 땐 비슷한 단어와 헷갈렸다”고 고충을 토로했다.더구나 정우성은 드라마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이후 11년만의 멜로라 더욱 부담이 됐을 터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옳았다. ‘사말해’를 본 시청자들은 “정우성 눈빛을 보면 더 몰입된다” “괜히 정우성이 아니다”, “공백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등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신현빈 역시 마찬가지다. 드라마와 캐릭터의 특성상 신현빈은 대사를 통해 감정을 교류하지 못한다. 오로지 상황과 눈빛으로 정우성과 소통하며 서로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그는 과하지 않고 담백하게 감정선을 풀어냈다. 청각 장애인 진우를 배려해 조금씩 조금씩 다가가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사말해’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건 배우들 호연 뿐 아닌 적재적소에 들어가는 OST와 아름다운 영상미도 한 몫을 톡톡히 한다.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을 통해 감각적인 연출을 인정받은 김윤진 감독은 ‘사말해’에서도 특유의 서정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1화 제주도에서 찍은 장면은 신현빈 스카프가 정우성 발밑에 떨어지는 순간부터 잔잔하게 파도가 부서지는 모습까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드라마와 음악은 빼놓을 수 없는 관계다. ‘사말해’ 역시 탄탄한 OST 라인업을 구축했다. 10CM와 탄탄한 가창력으로 K팝 팬들을 사로잡아 온 세븐틴 승관을 포함해 김경희, 김뮤지엄, 너드커넥션 서영주, 다운 등 ‘OST 강자’로 떠오른 감성 뮤지션들이 총출동했다. 여기에 드라마 ‘그 해 우리는’, ‘미스터 선샤인’, ‘도깨비’ 등 다양한 명작에서 활약한 남혜승 음악감독이 프로듀싱에 참여해 퀄리티를 높였다. 겨울에 따뜻한 손난로 같은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사말해’ 정주행을 추천한다. 16부작인 ‘사말해’는 6회까지 방영됐다. 매주 월,화 지니TV, ENA 오후 9시 방송.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12.1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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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군 대갈통 다 뭉갤 것” 이태신의 명대사는 실제일까? ‘서울의 봄’ 진실 혹은 허구 ②

“이 반란군 놈의 새끼야. 너희놈들 거기 그대로 있거라. 내가 전차를 몰고 가서 싹 깔아 죽일테니.”영화 ‘서울의 봄’ 대사냐고? 아니다. 지난 2010년 세상을 떠난 고 장태완 장군이 수도경비사령관으로 있을 당시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킨 전두환, 노태우 등 신군부에게 전화로 한 말이다.누적 관객 수 700만을 돌파, 겨울철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서울의 봄’은 온라인 공간에서도 연일 화제다. 특히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이 하나회 멤버들에게 “야 이 새끼들아. 너희들 거기 꼼짝 말고 있어. 내가 지금 탱크를 몰고 가서 네놈들 대갈통을 다 뭉개줄테니”라고 하는 게 명대사로 꼽히며 회자가 많이 됐는데, 이 장면은 실제에 가까웠던 셈이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하나회 신군부 세력이 일으킨 군사반란을 다룬다. 실제 약 9시간 동안 일어난 일을 141분의 러닝타임에 꽤 디테일 넘치게 담았다. 널리 알려진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역사가 곧 스포’라는 말도 나올 정도지만 모든 내용이 다 실화인 것은 아니다. ‘서울의 봄’ 시나리오 초고는 전두환, 노태우, 최규하 등이 실명으로 표기돼 있었지만 영화 속에선 전두광, 노태건, 최한규 등 실존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쓰지 않은 점만 봐도 그렇다. 영화 속 이야기 줄기는 실제 사건을 따라간다. 12.12 군사반란은 정승화 당시 계엄사령관을 반란군이 납치하면서 시작됐는데, 영화 역시 이를 기폭제로 본다. 또 총성 소리를 들은 당시 국방부장관이 잠옷 바람으로 택시를 타고 도망쳤던 일, 반란군이 어떻게든 사태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최전방 군대까지 동원했던 일,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체포될 뻔했다가 무사히 풀려난 것 등 실제 일어났던 사건들이 ‘서울의 봄’에 고스란히 묘사돼 있다. 또 영화에서 전두광은 이태신을 비롯한 수도 방위를 책임진 군 고위 간부들을 요정으로 초대하는 척 한 뒤 그 사이 정승화 계엄사령관을 납치하며 반란을 도모하는 것으로 묘사하는데, 이 역시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 이태신의 모티브가 된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은 수기에서 동료 장군 한 명과 서울 연희동의 한 고급 술집에 초대받아 술을 몇 잔 기울이다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이 신군부에 의해 불법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고 수도경비사령부로 급히 달려갔다고 회고했다.이태신이 전두환 등 반란군이 있는 광화문 일대를 대포로 폭격하라고 지시한 것 또한 사실을 바탕으로 영화적으로 각색한 것이다. 당시 포격도 고려했지만, 민간인들의 엄청난 피해가 우려된다는 현장 지휘관의 판단을 장태완 사령관이 받아들여 없었던 일이 됐다. 영화 속에서처럼 국방부 장관의 지시로 무산된 건 아니다. 영화 말미 전두광이 승리를 자축하며 ‘방랑시인 김삿갓’을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역시 실제 일어났던 일에 바탕을 두고 있다. 12.12 군사반란을 성공으로 장식한 신군부 세력은 이듬해인 1980년 1월 23일 ‘위로 파티’라는 이름의 축하연을 열었다.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실제 자신의 애창곡이었던 ‘방랑시인 김삿갓’을 불렀다. 다만 영화에서 이태신이 서울로 진입하려는 최전방 부대의 탱크를 행주대교에서 홀로 막은 것이나 반란군과 진압군이 광화문 앞에서 대치한 장면들은 영화적인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장면들이다. 이태신이 바리게이트를 직접 넘어가 전두광에게 “넌 대한민국 군인으로도 인간으로도 자격이 없어”라고 말하는 장면 역시 극적 효과를 위해 각색된 부분이다.‘서울의 봄’ 배급사 관계자는 “영화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지만 각색 과정을 거쳐 영화적으로 가공된 것”이라며 “큰 틀에서 등장인물 이름이 실제와 다르며 일부 극적인 장면도 가미됐다”고 설명했다.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닙니까”라고 영화 속 전두광은 이야기했고, 실제 12.12 역시 반란군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이들은 영원히 ‘군사반란’을 일으킨 주동자들로 역사에 남게 됐다. 1996년 진행된 재판에서 반란군을 지휘하며 대통령이란 지위에까지 올랐던 전두환, 노태우 두 사람은 반란수괴, 반란모의참여, 내란중요임무종사, 불법진퇴, 지휘관계엄지역수소이탈, 내란수괴, 내란모의참여, 내란중요임무종사, 내란목적살인 등의 혐의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 형을 받았다. 이 재판의 법정에서 증언을 한 장태완 사령관은 전두환과 노태우를 바라보며 “한때는 함께 국방에 열심을 다하던 입장이었는데 어쩌다 그리 되었는지 모르겠소”라는 말을 남겼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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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2월 12일 공기 담아”…‘서울의 봄’ 촬영·조명·미술감독이 밝힌 비하인드

베테랑들의 힘이 빛났다.영화 ‘서울의 봄’이 스태프들의 프로덕션 비하인드를 공개했다.‘서울의 봄’은 시대의 리얼리티, 군사반란 당일의 긴박감과 긴장감, 인물의 감정 등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웰메이드 프로덕션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촬영, 조명, 미술 등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스태프들은 “1979년 12월 12일, 그날의 공기를 담아보자”라는 목표하에 최선의 능력을 뽑아냈다는 후문이다. ‘감기’, ‘아수라’에 이어 ‘서울의 봄’으로 김성수 감독과 재회한 이모개 촬영감독과 이성환 조명감독은 또 한 번 역작을 만들었다.이모개 촬영감독은 집요하면서도 역동적인 카메라 워킹으로 1979년 12월 12일 그날의 현장과 인물을 담아냈다. 이모개 촬영감독은 “김성수 감독이 다른 영화 때와 달리 참고 이미지를 보여주지 않았다. ‘머릿속에 생생하게 있는 그날로 가보자’라는 말이 곧 촬영 콘셉트였다”며 “배우들이 화면을 꽉 채운 장면도 각자가 다른 무엇을 하고 있다. 리허설을 하고 배우 움직임에 따라 카메라의 위치와 동선을 정하는 방식으로 촬영했는데 ‘서울의 봄’은 인물이 많아서 더 효과적이었다. 인물의 감정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하에 감정선이 중요할 때는 집요하게 인물에 따라붙었다”고 말했다. 이성환 조명감독은 “시대를 재현하기 위해 영화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조명기를 최대한 배제하고 배경에 실제 있는 광원을 찾으려고 했다. 자동차 헤드라이트, 서치라이트, 경광등, 가로등 같은 빛을 활용해 리얼함을 더했다”며 “전두광(황정민)은 빛을 잘 사용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숨고 싶을 때는 어둠 속으로, 대중 앞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는 빛을 즐기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많이 신경 썼던 부분은 이태신(정우성)의 얼굴, 그의 외로움과 혼란 등의 감정을 빛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마지막 시퀀스에서는 서치라이트가 수도 없이 이태신을 때린다. 그렇게 맞아도 포기하지 않는 이태신의 근성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구를 지켜라!’, ‘승리호’, ‘아수라’ 등으로 독보적인 세계와 진득한 리얼리티가 담긴 프로덕션 디자인을 보여준 장근영 미술감독은 ‘서울의 봄’의 공간을 더욱 생생하게 그려냈다. “12.12 군사반란 직후의 13일 새벽, 광화문 광장과 서울 시내를 다큐멘터리로 찍은 옛 영상 자료를 봤다. 서울 도심에 탱크가 들어와 있었고 지금의 서울과 달리 무겁고 묵직한 분위기를 느꼈다. 이를 메타포로 ‘그날의 공기’를 제안했고 이후 ‘서울의 봄’의 비주얼 콘셉트가 됐다”고 했다. 장근영 미술감독은 고증 자료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육군본부 B2 벙커, 반란군의 본부인 30경비단, 보안사와 수경사, 특전사령관실 등 리얼함이 살아있는 공간을 완성했다.김성수 감독은 함께 작업한 스태프들에게 “이들은 진짜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이들과 함께하면 영화의 신경 조직을 이해하고 영화에 대해 더 알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우리가 얼마나 한국 영화를 발전시키고 연구하는지를 보여주고 싶다”며 감사를 표했다.한편 ‘서울의 봄’은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12.0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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